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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전되는 내 몸, 혹시 갑상선이 문제일까?

초코레몬스무디 2025. 5. 26. 21:22

휴대폰 배터리처럼 자꾸 방전되는 내 몸

"아무리 잠을 자도 피곤해요", "요즘 기억력이 너무 나빠졌어요", "살이 계속 쪄요"

이런 말을 하면서 병원을 찾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특히 30대, 40대 여성들에게서 많이 들리는 얘기인데요. 처음에는 단순히 스트레스나 나이 때문이라고 생각하다가, 검사를 받아보고 나서야 갑상선 문제라는 걸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나비 모양으로 생긴 작은 기관이에요. 크기는 작지만 우리 몸의 '에너지 관리자' 역할을 하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마치 휴대폰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처럼 몸 전체의 에너지 사용량을 조절하죠.

그런데 이 갑상선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휴대폰 배터리가 고장 나면 갑자기 방전되거나 충전이 안 되는 것처럼, 우리 몸도 에너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 결과 온갖 이상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해요.

갑상선, 우리 몸의 에너지 조절센터

갑상선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볼까요? 갑상선에서 만들어지는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

심장이 얼마나 빨리 뛸지, 체온을 얼마나 유지할지, 칼로리를 얼마나 빨리 소모할지, 뇌가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할지 등등 모든 것을 조절해요. 마치 자동차의 엔진 출력을 조절하는 액셀레이터 같은 역할이죠.

갑상선 호르몬에는 T3와 T4라는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T4는 갑상선에서 주로 만들어지는 호르몬이고, T3는 T4가 몸 곳곳에서 변환된 형태로 실제로 세포에서 일하는 활성 호르몬입니다.

이 호르몬들이 제대로 만들어지려면 요오드라는 재료가 필요해요. 우리가 김,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를 먹으면 요오드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먹어도, 너무 적게 먹어도 문제가 될 수 있어요.

갑상선의 활동은 뇌에 있는 뇌하수체에서 조절합니다. 뇌하수체에서 TSH(갑상선자극호르몬)라는 신호를 보내면 갑상선이 호르몬을 만들기 시작해요. 마치 리모컨으로 에어컨을 조절하는 것과 비슷하죠.

갑상선 기능 저하증,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갑상선에서 호르몬을 충분히 만들지 못해서 몸 전체의 에너지가 부족해지는 상태예요. 우리나라에서는 성인 여성 10명 중 1명 정도가 이 문제를 겪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특히 여성에게 5-8배 더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여성호르몬과 갑상선 호르몬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에요. 임신, 출산, 갱년기 등 호르몬 변화가 큰 시기에 갑상선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라는 자가면역질환이에요.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이 실수로 갑상선을 공격해서 염증을 일으키고, 결국 갑상선 세포들이 파괴되는 병입니다. 마치 아군을 적으로 오해해서 공격하는 것과 같아요.

다른 원인으로는 갑상선 수술을 받은 경우,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은 경우, 요오드 부족이나 과다 섭취, 일부 약물의 부작용 등이 있습니다. 드물게는 뇌하수체 문제로 TSH가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서 생기기도 해요.

이런 증상이 있다면 갑상선을 의심해보세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증상들은 정말 다양하고 애매해서 다른 병으로 오해하기 쉬워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스트레스 때문인가?" 하고 넘어가기 쉬운 증상들이 많거든요.

가장 흔한 증상은 극심한 피로감입니다. 밤에 충분히 잤는데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하루 종일 기운이 없어요. 주말에 푹 쉬어도 월요일이 되면 벌써 지친 느낌이 들죠. 마치 휴대폰 배터리가 금세 닳는 것처럼 에너지가 빨리 소모됩니다.

두 번째는 추위를 많이 타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괜찮다고 하는데 혼자서만 춥다고 하거나, 여름에도 에어컨 바람이 차갑게 느껴져요. 심한 경우에는 한여름에도 긴팔을 입거나 담요를 덮어야 할 정도로 추위를 탑니다.

세 번째는 체중 증가입니다. 특별히 많이 먹지 않는데도 살이 계속 찌고, 다이어트를 해도 잘 빠지지 않아요. 신진대사가 느려져서 칼로리 소모량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는 부종입니다. 특히 얼굴, 손, 발이 붓는데, 갑상선 기능 저하로 인한 부종은 손가락으로 눌러도 자국이 남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어요. 일반적인 부종과는 조금 다르죠.

다섯 번째는 변비입니다. 장 운동이 느려져서 변비가 생기고, 소화도 잘 안 됩니다. 가스가 자주 차고 배가 더부룩한 느낌이 들어요.

여섯 번째는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입니다. 깜빡깜빡하는 일이 늘어나고,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집니다. 머리가 멍한 느낌이 들고, 생각이 느려진다고 표현하는 분들도 많아요.

일곱 번째는 우울감과 무기력입니다. 의욕이 없어지고 우울한 기분이 들어요. 실제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우울증으로 오진되는 경우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여덟 번째는 피부와 머리카락의 변화입니다. 피부가 거칠고 건조해지며,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윤기가 없어져요. 손톱도 부서지기 쉬워집니다.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량이 많아질 수 있어요.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갑상선 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진단은 간단한 혈액 검사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진단은 생각보다 간단해요. 기본적으로는 혈액 검사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가장 중요한 검사는 TSH(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를 재는 것이에요. TSH는 뇌하수체에서 갑상선을 자극하기 위해 만드는 호르몬인데,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뇌하수체가 더 열심히 자극하려고 해서 TSH 수치가 올라갑니다.

정상 TSH 수치는 대략 0.4-4.0 mIU/L 정도인데, 이보다 높으면 갑상선 기능 저하를 의심할 수 있어요. 다만 검사실마다 기준치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추가로 T4(총 티록신)이나 free T4(유리 티록신) 수치도 함께 확인합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서는 이 수치들이 정상보다 낮게 나와요.

만약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의심되면 갑상선 자가항체 검사도 시행합니다. TPO 항체나 TG 항체가 높게 나오면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을 진단할 수 있어요.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갑상선의 크기나 모양, 결절 유무 등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에서는 갑상선이 전반적으로 불균질하게 보이는 특징이 있어요.

치료는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는 것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치료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약으로 보충해주는 거예요. 마치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을 주사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죠.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은 레보티록신(levothyroxine)이라는 합성 T4 호르몬이에요. 이 약은 우리 몸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호르몬과 구조가 똑같아서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약은 보통 아침에 공복에 복용합니다. 음식과 함께 먹으면 흡수가 잘 안 되거든요. 가능하면 기상 후 30분-1시간 전에, 다른 약이나 음식을 먹기 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아요.

처음에는 낮은 용량부터 시작해서 4-6주 간격으로 혈액 검사를 하면서 용량을 조절합니다. 갑자기 많은 양을 복용하면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거든요. 특히 고령이거나 심장병이 있는 분들은 더욱 조심스럽게 시작해야 해요.

적절한 용량이 결정되면 대부분 평생 복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매일 밥을 먹어야 기운이 나는 것처럼, 몸에 필요한 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T4 단독 치료로도 증상이 완전히 좋아지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이때는 T3 호르몬을 추가로 보충하거나, T4와 T3가 함께 들어있는 복합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생활 속에서 갑상선 건강 지키기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해요. 갑상선 건강을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요오드 섭취를 적절히 조절해야 해요. 요오드가 부족해도 문제지만, 너무 많이 먹어도 갑상선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김,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는 일주일에 2-3번 정도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좋아요.

특히 다시마나 미역을 우린 물을 건강에 좋다고 매일 마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요오드 과다 섭취로 이어질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요오드 함유량이 높은 건강보조식품도 마찬가지예요.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합니다. 만성 스트레스는 자가면역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거든요.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취미 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세요.

금연은 필수입니다. 담배에 들어있는 독성 물질들이 갑상선 기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요. 특히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있는 분들에게는 담배가 더욱 해롭습니다.

충분한 수면도 갑상선 건강에 중요해요. 수면 부족은 호르몬 균형을 깨뜨리고 면역 시스템을 약화시킵니다. 하루 7-8시간의 질 좋은 수면을 취하도록 노력하세요.

규칙적인 운동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줍니다. 격렬한 운동보다는 걷기, 수영, 요가 같은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아요.

갑상선에 좋은 음식 vs 피해야 할 음식

갑상선 건강을 위해서는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해요. 특히 몇 가지 영양소는 갑상선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셀레늄은 갑상선 호르몬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요. 브라질너트, 참치, 새우, 버섯 등에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하루에 브라질너트 1-2개 정도면 충분해요.

아연도 갑상선 기능에 필요한 미네랄이에요. 굴, 소고기, 닭고기, 호박씨 등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타이로신은 갑상선 호르몬의 재료가 되는 아미노산이에요. 달걀, 생선, 닭고기, 아보카도, 바나나 등에 들어있습니다.

비타민 D 부족도 자가면역질환과 관련이 있어서 적절한 보충이 필요해요. 햇볕을 쬐거나 비타민 D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세요.

반면에 피해야 할 음식들도 있어요. 십자화과 채소인 양배추, 브로콜리, 케일 등은 과도하게 섭취하면 갑상선 기능을 억제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피할 필요는 없고, 익혀서 적당량 먹으면 괜찮아요.

콩이나 콩제품도 갑상선 호르몬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서 갑상선 약을 복용하는 분들은 약과 시간을 두고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도 갑상선에 부담을 줄 수 있어요. 하루 1-2잔 정도의 커피는 괜찮지만, 너무 많이 마시지는 마세요.

임신과 갑상선

임신을 계획하고 있거나 임신 중인 여성에게는 갑상선 건강이 특히 중요해요. 갑상선 호르몬은 태아의 뇌 발달에 필수적이거든요.

임신 중에는 갑상선 호르몬 필요량이 30-50% 증가합니다. 따라서 기존에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던 분들은 임신 초기부터 약 용량을 늘려야 할 수도 있어요.

임신 계획이 있다면 미리 갑상선 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TSH 수치는 2.5 mIU/L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권장돼요.

임신 중에는 4-6주마다 갑상선 기능 검사를 받아서 호르몬 수치를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출산 후에는 다시 임신 전 용량으로 조절하게 돼요.

모유 수유 중에도 갑상선 약 복용은 안전합니다. 모유로 전달되는 양은 매우 적어서 아기에게 영향을 주지 않아요.

일부 여성들은 출산 후 6개월-1년 사이에 일시적인 갑상선염을 겪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상이 나타났다가 나중에 기능 저하증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아요. 대부분 자연 회복되지만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정기 검진의 중요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해요. 치료를 시작한 후에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약 용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치료 초기에는 4-6주마다 TSH 수치를 확인해서 적절한 용량을 찾아가야 해요. 안정화된 후에는 6개월-1년마다 검사하면 됩니다.

다른 약물을 새로 복용하게 되거나, 임신, 체중 변화, 다른 질병 등이 생기면 갑상선 호르몬 필요량이 변할 수 있어서 더 자주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

갑상선 결절이 있는 분들은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도 받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갑상선 결절은 양성이지만, 크기 변화나 악성 가능성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요.

가족력이 있는 분들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갑상선 질환은 유전적 요소가 있어서 가족 중에 갑상선 문제가 있었다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아요.

갑상선 기능 항진증도 알아두세요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반대로 갑상선에서 호르몬을 너무 많이 만드는 경우도 있어요. 이를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고 합니다.

기능 항진증의 증상은 저하증과 정반대예요. 심장이 빨리 뛰고, 손 떨림이 생기고, 체중이 줄어들고, 더위를 많이 타고, 불안하고 초조해집니다. 설사를 하기도 하고, 잠을 잘 못 이루기도 해요.

가장 흔한 원인은 그레이브스병이라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갑상선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항체가 만들어져서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거예요.

치료는 항갑상선제를 복용하거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 수술 등의 방법이 있어요. 치료 후에는 오히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될 수 있어서 평생 관리가 필요합니다.

갑상선 건강, 이제부터라도 관심 가져보세요

갑상선은 작은 기관이지만 우리 몸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장기예요. 특히 여성에게는 더욱 중요하죠.

만약 최근에 이유 없이 피곤하거나, 체중이 늘거나, 추위를 많이 타거나, 기억력이 떨어진다면 한 번쯤 갑상선 검사를 받아보세요.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거든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흔한 질환이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예요.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고,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신경 써서 관리해보세요. 작은 관심이 큰 건강을 지켜줄 거예요.

갑상선은 우리 몸의 에너지 관리자입니다. 이 작은 나비가 건강하게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오늘부터라도 갑상선 건강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